1. 비온(Bion)은 그냥 공기 중의 세균일까?
라이히는 이 챕터를 시작하며, 자신이 발견한 '비온(Bion)'이 그저 공기 중에서 들어온 평범한 세균이나 감염균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반박합니다.
그는 이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증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조 실험'을 합니다.
- 손바닥의 먼지를 긁어 배양해 보았습니다.
- 그냥 수돗물을 배양해 보았습니다.
- 먼지 쌓인 길거리의 공기를 쐰 배양액을 키워보았습니다.
- 멸균된 배양 접시를 실험실 공기에 한참 동안 열어두었습니다.
결과: 이 모든 '공기 감염' 실험에서는 오직 평범하고 단순한 박테리아(세균)나 구균(알갱이균)만 자라났습니다. 라이히가 발견한, 스스로 팽창하고 수축하며 강한 푸른 빛을 내는 복잡한 '비온'은 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공기 세균설'(모든 병균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감염된다는 이론) 자체가 비과학적인 '도그마'(맹목적인 믿음)라고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 만약 수백만 종류의 세균이 다 공기 중에 있다면, 왜 공기 검사에서는 몇 종류의 단순한 세균만 발견되는가?
- 누가 콜레라균이나 매독균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 라이히는 자신이 이끼가 썩으면서 '비온'이 되고, 이 비온이 '원생동물'(아메바 등)로 조직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고 촬영까지 했습니다. 이는 생명체가 공기 중의 '씨앗'에서 오는 게 아니라, 물질이 붕괴하고 재조직되며 '자연 발생'한다는 증거입니다.
- 이 '공기 세균설'이라는 낡은 믿음 때문에, 의학은 질병의 진짜 원인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왜 특정 세균은 폐에만 있고(폐렴), 다른 세균은 장에만 있는지(대장균) 설명하지 못합니다. 또, 어떻게 암세포가 외부 감염 없이 몸속 깊은 '뼈' 안에서 생겨날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결론적으로, 라이히의 '비온'은 공기 중의 세균과는 전혀 다른, 근본적인 생명 발생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2. 빛을 내는 모래-알갱이 비온 (SAPA) 배양
라이히는 실험을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재료를 멸균 처리할 뿐만 아니라 '새하얗게 타오를 때까지'(백열화) 가열한 뒤 배양액에 넣었습니다.
1939년 1월, 한 조수가 실수로 흙 대신 **'바다 모래'**를 백열화시켜 배양액에 넣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순수 배양액'이 만들어졌습니다. 현미경으로 보니, 이것은 강렬한 푸른 빛을 내는 6~10개의 소포(주머니)들이 모인 '알갱이' 또는 '묶음'(Packet) 형태였습니다. 라이히는 이것에 **SAPA(Sand-Packet, 모래-알갱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SAPA 비온의 놀라운 특성:
이 SAPA 비온은 엄청나게 강력했습니다. T-간균(죽음의 간균)이나 암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할 때, SAPA 비온 배양액을 근처에 가져가기만 해도(약 10 마이크로미터 거리), 암세포들이 마비되어 움직임을 멈추거나 미친 듯이 돌다가 죽어버렸습니다.
방사(Radiation)의 발견:
SAPA 배양액을 현미경으로 오랫동안 관찰하던 라이히는 눈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심각한 결막염에 걸렸습니다. 그는 이것이 어떤 '방사'(radiation) 때문임을 직감했습니다.
- 그는 방사선 전문가에게 의뢰해 라듐 전기 검사기(방사능 측정기)로 이 배양액을 측정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0'이었습니다. 전문가는 "방사선이 없다"고 했지만, 라이히는 "단지 '라듐' 방사선이 아닐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그의 피부는 X-선보다 훨씬 빠른, 단 몇 분 만에 붉게 변했습니다.
- 배양액을 보관한 방의 공기는 "무겁게" 느껴졌고 두통을 유발했습니다.
- 심지어 배양액 근처에 있던 가위나 핀셋 같은 금속 물체들이 자석처럼 되어버렸습니다.
- 그는 사진 인화용 필름으로 실험했지만, 배양액 근처의 필름뿐만 아니라 방 안에 있던 모든 필름이 빛에 노출된 것처럼 뿌옇게 변했습니다. 이 에너지는 마치 "모든 곳에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암실에서의 관찰:
그는 이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 배양액을 지하실의 암실로 옮겼습니다.
- 암흑에 익숙해지자, 방은 검은색이 아니라 **'회청색'**으로 보였습니다. 안개 같은 김, 푸른 빛줄기, 빠르게 움직이는 점들이 보였습니다.
- 몇 시간 후, 그는 자신의 손, 셔츠 소매, 머리카락 등 자기 몸 주변에서도 푸른 빛의 기운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는 겁에 질렸습니다.
- 다른 사람들도 이 현상을 똑같이 목격했습니다. 한 방문자는 "마치 태양을 오랫동안 쳐다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 "태양 에너지" 가설: 이 말을 듣고 라이히는 깨달았습니다. SAPA 비온은 **'바다 모래'**에서 나왔습니다. 바다 모래는 **'응축된 태양 에너지'**입니다. 모래를 백열화시켰을 때, 그 안에 갇혀 있던 태양 에너지가 다시 방출된 것입니다. 이것이 그의 눈을 아프게 하고, 겨울인데도 그를 까무잡잡하게 태웠던 것입니다.
전기 검사기(Electroscope) 실험:
그는 절연체(전기가 안 통하는 물질)인 고무장갑을 이용해 새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 SAPA 배양액 근처에 뒀던 고무장갑을 전기 검사기(전하를 감지하는 기계)에 가져가자, 기계의 바늘(금속박)이 격렬하게 반응했습니다.
- 결론 1: SAPA 배양액이 고무(유기물)를 '충전'시켰습니다.
- 그런데 새 고무장갑을 가져갔을 때도 기계가 반응했습니다.
- 결론 2: 이 에너지는 배양액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존재했습니다.
- 그는 "태양 에너지" 가설을 떠올리고, 충전되지 않은 고무장갑을 햇볕에 5~15분 놔두었습니다. 그러자 장갑이 강하게 충전되었습니다.
- 결론 3: 이 에너지는 태양에서 직접 옵니다.
- 그는 마지막으로 고무장갑을 살아있는 사람의 복부에 (문지르지 않고) 올려두었습니다. 그 결과, 장갑은 역시 강하게 충전되었습니다.
'오르곤(Orgone)' 에너지의 탄생:
라이히는 마침내 모든 조각을 맞추었습니다.
- 이 미지의 에너지는 (1)물질이 붕괴할 때(비온) 방출되고, (2)태양에서 직접 방사되며(대기), (3)살아있는 유기체(사람) 안에 존재합니다.
- 이것은 그가 발견한 푸른 PA 비온이 가진 에너지와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 그는 이 에너지가 생명체('유기체', Organism)와 생명의 핵심 기능('오르가즘', Orgasm) 모두와 관련 있음을 깨닫고, 여기에 **'오르곤(Orgone)'**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3. 대기 중의 오르곤 에너지를 눈으로 보다
라이히는 이 오르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첫 번째 **'오르곤 축적기'(Accumulator)**를 만들었습니다. 원리는 간단했습니다.
- 안쪽: 금속판 (오르곤 에너지를 반사함)
- 바깥쪽: 유기물 (나무, 솜 등. 오르곤 에너지를 끌어당김)
그는 이 상자 안에 SAPA 배양액을 넣고 관찰 창을 통해 들여다보았습니다. 예상대로 강렬한 푸른 안개와 빛줄기가 보였습니다.
결정적인 마지막 발견:
그는 대조 실험을 위해, 상자 안의 배양액을 모두 치웠습니다.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텅 빈 상자 안에서 여전히 똑같은 푸른 안개와 빛줄기가 보였습니다!
그는 상자를 분해하고, 닦고, 며칠간 환기했지만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는 1940년 여름, 메인(Maine) 주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어느 날 밤, 그는 호숫가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별들이 지평선 근처에서 더 심하게 깜빡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문득 나무로 만든 빈 통(망원경 같은)을 들고, 별이 없는 '텅 빈 밤하늘'의 어두운 공간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의 '텅 빈 상자' 안에서 보았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생생하게 깜빡이는 미세한 빛의 줄기들을 보았습니다.
그제야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습니다.
그의 '텅 빈 상자' 안에 있던 에너지는 배양액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대기(Atmosphere)' 그 자체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대기 자체가 이 오르곤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비온(생명) 연구는, 역설적이게도 '생명 에너지'가 '대기 에너지'와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우주적 발견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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