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르가즘의 기능
이 책의 1권인 '오르가즘의 기능'에서 밝혀진 가장 중요한 발견은 바로 '긴장과 충전'이라는 생물학적 기능입니다.
우리가 흔히 '신경증'이라고 부르는 마음의 병은 성(性)에너지의 정체(Stasis), 즉 에너지가 흐르지 못하고 막혀서 생깁니다. 이 성적 흥분이 제대로 방출되지 못하면, 그것이 정신적인 문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막힌 에너지를 '오르가즘을 통한 방출'로 해소하면, 모든 종류의 신경증적 증상들이 사라집니다.
오르가즘은 단순히 쾌락적인 행위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근본적인 생물학적 현상입니다. 이것은 생명체 전체가 의지와 상관없이 경련하는 현상으로, 아메바 같은 단세포 생물이 수축하는 것과 다세포 동물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은 생물물리학적으로 동일합니다.
이 과정은 명확한 4박자 패턴을 따릅니다.
- 기계적 긴장: 생물학적 흥분이 높아지며 몸이 긴장합니다.
- 생체-에너지 충전: 에너지가 몸의 표면, 특히 피부 쪽으로 충전됩니다.
- 생체-에너지 방출: 충전이 최고조에 달하면, 몸 전체가 경련하며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 기계적 이완: 에너지가 방출된 후, 조직이 이완되고 긴장이 완전히 풀립니다.
우리는 이 4박자 리듬을 **'긴장-충전 기능' (TC 기능)**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긴장-충전'의 4박자 리듬은 오르가즘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심장, 장, 방광, 폐 등 우리 몸의 모든 자율적인 기관들이 정확히 이 리듬에 따라 움직입니다. 심지어 세포가 분열하는 과정도 이 4박자를 따릅니다.
따라서 '오르가즘 공식'은 곧 '생명 공식' 그 자체입니다.
기계적인 긴장과 이완은 몸에 체액이 들어왔다 나가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의 충전과 방출'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히 '전기'라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2. 특별한 생물학적 에너지의 존재
우리 몸의 생명 에너지는 과연 '전기'와 같은 것일까요?
우리는 "자석처럼 끌린다"거나 "짜릿하게 전기가 통했다" 같은 말을 쓰곤 하지만, 이것은 비유일 뿐입니다. 우리 몸의 생명 에너지는 전기나 자석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전기는 '이질적'이다: 우리 몸에 전기 충격을 주면, 근육이 부자연스럽고 의미 없이 씰룩거릴 뿐입니다. 전기는 생명체처럼 부드럽고 조화로운, 의미 있는 움직임을 절대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 전기는 '자극'만 할 뿐이다: 전기 자극이 근육에 닿아도, 근육은 전기처럼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본래의 느린 리듬대로 수축합니다. 즉, 전기는 근육 안에 이미 존재하는 어떤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자극할 뿐, 그 에너지 자체는 아닙니다.
- 우리는 전자기파를 '느끼지' 못한다: 우리의 감정이나 감각은 분명 생명 에너지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을 가득 채운 라디오파, X선, 방사선 등 강력한 전자기파를 전혀 감지하지 못합니다. 만약 우리 생명 에너지가 전기라면, 이런 것들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모순들 때문에,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전기나 자석과는 다른 **'특별한 생명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 어떤 철학자(베르그송)는 이것을 '생명의 도약'(élan vital)이라고 불렀습니다.
- 어떤 생물학자(파울 카머러)는 이것이 '형태를 만드는 에너지'(formative energy)이며, 신비로운 힘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실제 자연 에너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에너지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성(性)에 대한 억압' 때문입니다.
프로이트는 '성적 억압'이 우리 마음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라이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인간이 자신의 자연스러운 본능, 특히 '성(性)'을 억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병적인 일입니다.
자신의 생명력을 억누르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쓰는 유기체(혹은 그런 사회)는 자기 밖의 '생명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생명 현상의 중심에는 '성(性) 기능'이 있는데, 우리 사회는 이 기능을 오랫동안 더럽고 동물적인 것으로 치부하며 억압해왔습니다.
그 결과, '살아있음'에 대한 진지한 과학적 탐구는 사라지고, 오직 신비주의자나 종교만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 '생명 에너지'가 과학으로 인정받으려면, 그것은 다음의 12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 전자기(전기, 자석) 에너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합니다.
- 생명체가 없는 '무생물' 자연에도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야 무생물에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으니까)
- 생명체와 자연의 관계(호흡, 오르가즘, 영양 섭취 등)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전기가 통하지 않는 유기물(우리 몸) 안에서 작동해야 합니다.
- 특정 신경세포가 아닌, 몸 전체를 지배해야 합니다.
- 생명의 기본 리듬인 '수축과 팽창'을 설명해야 합니다.
- 생명체가 가진 '열(熱)'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 '성적 끌림'을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 왜 우리가 전자기파를 감지하는 감각기관을 발달시키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 '죽은 단백질'과 '살아있는 단백질'의 차이를 설명해야 합니다. (즉, 물질을 '살아있게' 만드는 그 무언가여야 합니다.)
- 생명체의 '형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 왜 생명체가 '지구 표면'에만 존재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이러한 거대한 문제들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생명의 기원과 생물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민팅 후 댓글 기능이 활성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