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세 가지 핵심 바이오마커
1. 면역항암치료 전 효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의 중요성
면역항암치료는 고가의 비용이 들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환자의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약을 여러 차례 투여해보고 나서야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시간과 비용의 엄청난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환자에게 좋은 효과를 내고 어떤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을지 미리 구분해주는 요인을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라고 부릅니다. 현재 진료 현장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전에 효과를 예측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바이오마커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환자들은 면역항암제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치료 기회를 제공받게 됩니다.
2. 첫 번째 핵심 지표인 피디엘원 단백질의 발현 정도 점수
첫 번째 바이오마커는 피디엘원 단백질의 발현 정도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면역항암제는 티세포의 피디원 수용체와 암세포의 피디엘원 단백질이 결합하여 면역 세포가 속는 것을 막아주는 원리이므로, 암조직 내에 피디엘원 단백질이 많이 발현되어 있을수록 약의 효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사들은 수술이나 조직검사로 얻은 암 환자의 세포를 특수한 기법으로 염색한 뒤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점수를 매깁니다. 이때 암세포의 발현 비율만 따지는 종양비율점수인 티피에스와, 암세포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면역세포까지 합쳐서 발현율을 계산하는 복합양성점수인 씨피에스라는 두 가지 점수 체계를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여 확인합니다. 비소세포폐암처럼 피디엘원 발현율이 높을수록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암종이 있는 반면, 간암처럼 발현율과 상관없이 약이 듣는 암종도 있고, 음성인 환자의 일부에서도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단순히 조직검사 점수 외에도 환자의 전신 상태와 전이 위치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약물 사용을 결정하게 됩니다.
3. 두 번째 핵심 지표인 암세포 유전자 돌연변이 양을 뜻하는 티엠비
두 번째 바이오마커는 종양변이부담, 즉 티엠비입니다. 종양변이부담이란 암세포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전체적인 양을 의미합니다. 암세포 내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상 세포에는 없는 암세포만의 독특하고 이상한 단백질인 암항원을 많이 만들어낸다는 뜻입니다. 면역 세포들은 우리 몸에 없던 낯설고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많이 보일수록 암세포를 내가 아닌 외부의 적, 즉 남으로 확실하게 인식하여 더 강렬하게 공격을 시작합니다. 돌연변이가 많은 활발하고 공격적인 암세포가 아이러니하게도 면역 세포들의 눈에는 더 잘 발각되어 면역항암제 치료의 좋은 표적이 되는 것입니다. 티엠비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인 엔지에스 검사를 통해 측정하며, 돌연변이 수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높게 나오는 암을 티엠비 하이로 정의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임상시험을 통해 암의 종류와 상관없이 돌연변이가 많은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에게 키트루다의 치료 효과를 인정하고 공식 사용을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4. 세 번째 핵심 지표인 현미부수체 불안정성과 유전자 복제 실수 교정 결함
세 번째 바이오마커는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을 뜻하는 엠에스아이 하이와 유전자 복제 실수 교정 결함을 뜻하는 디엠엠알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끊임없이 분열할 때 자연적으로 유전자 복제 실수가 발생하는데, 정상적인 몸에서는 엠엠알이라는 복구 단백질 유전자들이 돌아다니며 오류를 감지하고 깨끗하게 수정해 줍니다. 하지만 이 실수를 고치는 유전자가 고장 나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유전자 전반에 돌연변이가 무섭게 쌓이게 되는데, 이 상태를 디엠엠알 또는 엠에스아이 하이라고 부릅니다. 실수를 고치지 못해 돌연변이가 계속 누적되면 비정상적인 단백질인 신생항원들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계가 비상 상황임을 감지하여 암조직 주변으로 수많은 티세포와 면역 세포들이 몰려들게 됩니다. 이때 면역항암제를 투여해 주면 티세포가 활성화되어 암세포를 매우 강력하게 찾아내어 사멸시키게 됩니다.
5. 유전자 복구 유무에 따른 반응률 차이와 장기 중심 패러다임의 극복
실제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전자 복제 실수를 고치는 기능이 정상인 대장암 환자들은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영 퍼센트에 가까웠던 반면, 복구 기능이 고장 난 엠에스아이 하이 대장암 환자들은 반응률이 육십 퍼센트 이상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비록 전체 대장암 환자 중 이에 해당하는 환자는 약 삼에서 오 퍼센트 정도로 적은 편이지만, 말기 암 환자들에게는 완치의 희망을 주는 소중한 지표입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장암이 아니더라도 위암, 자궁내막암, 전립선암 등 암의 발생 위치와 장기의 종류에 상관없이 엠에스아이 하이라는 동일한 유전적 특징을 가진 환자들은 모두 면역항암제에 약 육십 퍼센트라는 높은 치료 반응률을 일관되게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러한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암이 어디에 생겼는지 장기의 종류를 따지지 않고, 오직 엠에스아이 하이라는 유전적 특징만 가지고 있으면 모든 종류의 고형암에 면역항암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공식 허가해 주었으며, 이는 암 치료 역사상 장기 중심의 패러다임을 깨뜨린 엄청난 변화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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